비오는날 회
오래전부터 어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비 오는 날은 회를 먹으면 안 된다고 말이죠. 그 오해를 풀어드리겠습니다.
- 맛이 없다
- 냄새
- 유해물질
- 위생
- 기타
비가 오는날은 회가 맛이 없다던가 냄새가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유해물질로 인해 위험하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0-30년 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생겼는지 가볍게 설명해 드릴게요.
1. 맛이 없다
1980년대는 지금처럼 양식 산업이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자연산을 먹었습니다. 어부들이 직접 잡아야 하는데 태풍이나 장마 등 기상에 문제가 있으면 출항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횟집이나 생선을 판매하는 곳에는 비가 오면 싱싱한 횟감을 들여놓을 수 없었습니다.
수조에 오래 있던 생선이 맛이 있을리가 없죠. 더군다나 자연산은 수조라는 곳에 오래 있을 경우 스트레스를 받아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가 오고 난 뒤에는 맛이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양식업이 크게 발달했고 우리가 먹는 회는 대부분 양식 활어 입니다. 비가 많이 오더라도 전국 곳곳으로 매일 수조차가 생선을 싣고 배달됩니다. 날씨에 상관없이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습니다.
2. 냄새
사람은 습도에 민감합니다. 같은 온도의 날씨라도 습도에 따라 더 덥거나 춥게 느껴집니다. 비가 오면 습도가 크게 상승하게 되는데 여름에는 더 축축하게 느껴지고 불쾌하게 느껴져 식욕이 떨어집니다. 후각도 평소에 비해 예민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에 맡지 못했던 냄새를 비가 오면 더 잘 맡게 됩니다. 그래서 비가 오면 생선의 비린내와 횟집 내부의 냄새가 잘 나기 때문에 맛이 없게 느껴지게 됩니다.
3. 유해물질
장마철 폭우로 염도가 낮아져 세균이 번식하기에 유리하고 저층에 있던 박테리아가 위로 올라와 물고기를 감염 시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가 오면 바닷물 속에 있던 세균과 유해물질이 순환하며 위로 떠오르게 되는데 물고기들이 이것들을 섭취하기 때문에 그것을 회로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 입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비도 영향을 주지만 오히려 바람의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4. 위생
여름에는 식중독, 기생충 감염, 비브리오 패혈증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것은 회를 뜨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중요합니다. 위생과 음식물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름은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에 주의해야 합니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일 년 중에 수온이 가장 높은 달은 7-9월입니다. 비브리오균은 해수온이 20℃가 넘을 경우 번식이 왕성해집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어패류, 해산물 등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7-9월은 우리나라의 성수기로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휴가를 떠나 회를 먹습니다.
비가 오는 날 보다 여름이 위험한 것입니다. 그럼 먹어도 되는 걸까요?
다행히도 비브리오균은 비늘, 아가미, 지느러미 등 표면에는 달라 붙지만 몸속까지 들어가지 못합니다. 횟집, 음식점에서 회를 뜨는 칼과 도마만 잘 관리하면 문제없습니다. 실제로 감염자 수(2022년 기준 환자 46명, 사망 18명)도 생각보다 적습니다. 하지만 비율을 보면 위험하다는 것이 느껴지시죠. 질병관리청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통계 참고.
조금 노출 되도라도 간기능이 정상이라면 가벼운 설사로 끝날 수 있지만 간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위험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를 만드는 음식점의 위생이지 비와는 크게 상관 이 없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란? |
질병관리청 자료 |
서울 삼성병원 자료 |
서울 아산병원 자료 |
그런데 소비자인 우리들은 어디가 위생적인지 알 길이 없는데요. 여름에는 한가지만 조심하면 됩니다.
관광지, 노상, 시장 내외부에 수조가 없거나 도마와 칼 1개로만 사용하는 곳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브리오균은 생선의 표면에 묻어 있다고 했죠? 칼과 도마를 확실히 구분하지 않으면 횟감에 옮겨 붙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손질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횟감을 수돗물로 씻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비브리오균은 해수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민물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안전장치로 물로 씻어내는 것입니다. 물론 수용성 맛 성분이 빠져나갈 수 있지만 혹시 모를 비브리오균과 비린내를 유발하는 물질도 함께 씻겨 내려가기에 담백하거나 탱글한 맛을 위해 이렇게 조리하기도 합니다.
5. 기타
날씨에 상관 없이 참치, 연어, 방어 등 지방질이 많은 생선은 복통이나 배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이나 소화기관이 안 좋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원래 안 좋았을 수도 있고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맛은 있지만 위장이 안 좋다면 광어나 우럭 같은 흰 살 생선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비가 오거나 더운 여름에는 조개, 전복, 쭈구미 낙지 등은 날로 먹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것 때문입니다.
KB국민카드에서 여름철 비가 많이오는날 매출을 분석해 보도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날은 빈대떡이나 전을 판매하는 곳의 매출이 평소에 비해 40%가량 증가했고, 따뜻한 국물을 판매하는 곳 역시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은 이런 음식들이 잘 팔린다는 이야기인데요.
회는 어땠을까요? 회 또는 초밥 등 횟감을 판매하는 곳은 평소에 비해 20-30%정도 매출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횟집 사장님들이 비가 오는 날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 오는 날 회 먹어도 됩니다. 안심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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