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이 대화 통화 녹음 녹취 불법일까

상대방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해 증거 자료로 사용한 것에 대해 상대방은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대화나 통화를 녹음한 녹취자료는 불법일까요 합법일까요?

 

통화 대화 녹음 중

불법 녹취 녹음

상대방과 통화 또는 대화를 할 때 동의 없이 녹음을 하거나 녹취를 할 경우 불법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상대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더라도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요. 그 대화에 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져 법적 다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결정적인 증거자료로 남기기 위해 녹음을 하거나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직군일 경우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통화 기능을 활성화시켜두고 저장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그 대화나 통화에 포함되어 있다면 이 녹음은 불법이 아닙니다. 또한 재판의 증거 자료로 채택 되어 재판 시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은 녹음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거나 자신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녹음한 것이기에 불쾌하고 억울 할 수 있습니다. 증거자료로 사용되어 불리한 입장이 될 수 있기에 불법 도청이라는 이름으로 역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전 잘못된 정보가 떠돌아다녔던 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에게 녹음을 한다고 말하지 않고 녹음을 하는 것은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없고 불법이기에 반드시 '녹음할 거야 동의하지?'라고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나)이 포함된 녹음, 녹취록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고 몰래 숨겨두어도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포함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것을 도청이라고 하는데요.

 

 

도청(盜聽)
[명사] 남의 이야기, 회의의 내용, 전화 통화 따위를 몰래 엿듣거나 녹음하는 일.
[유의어] 감청, 규청, 밀청

영화나 드라마에서 도청은 화려하죠. 트럭이나 승합차 안에 커다란 장비를 설치해두고 헤드셋을 낀 인물이 대화를 엿듣고 정화를 포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만이 도청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타인의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는 모든 행위를 도청으로 정의해 처벌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두가지 예시를 준비했습니다.

 

 

예시1. 타인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사업가 A와 동업자 B는 친한 사이로 잘 지냈지만 사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B는 A가 기업 경영과 횡령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의심이 들어 녹음을 결심합니다. 둘은 평소에 자주 가던 식당 C에 방문했는데 평소에 그들의 대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사장 D가 이들의 대화를 녹음하기 위해 테이블 밑에 녹음기를 설치했습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B가 녹음한 자료는 본인이 대화한 것이기에 불법이 아닐뿐더러 재판이나 소송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의 자료가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될 경우 증거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불법 녹음(도청)은 처벌 강도가 강한 처벌로 징역형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공익의 목적일 경우에는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시 2. 인터넷이나 언론에 배포할 경우. 

대기업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E와 직원 F는 평소에 잦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E는 업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사적인 일에 대해서도 지적하거나 욕설, 폭언을 하는 등의 행동을 들었던 F는 모두 녹음해 증거자료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억울했던 F는 이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언론에도 제보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상황이나 내용, 증거에 따라 판결은 달라 질수 있지만 분명 E는 잘못을 했습니다. 어느 누가 들어봐도 가해자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F는 본인에게 일어난 일이고 증거수집을 위해 녹음을 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닙니다.

 

폭언, 폭설에 대해서는 E가 형사, 민사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내용을 다른사람들에게 공개 및 유포한 것에 대해서는 F도 민사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생활 보호 및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E의 손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일반인들에게 노출하는 것은 정당한 녹음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이 내용을 정리하면 대화 당사자가 녹음하고 증거로 사용하는 목적의 녹음은 합법입니다. 인터넷이나 사람들에게 공개할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본인이 포함된 내용의 통화 내용이기에 통신보호비밀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민사상 손해배상은 책임져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본인에게 일어나고 억울한 일이라도 녹취록을 올리는 것은 변호사나 법률 관계자에게 상담 후 공개하거나 유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령] 통신비밀보호법 <출처: 법제처 국가 법령 정보 센터>

통신비밀보호법 [ 通信秘密保護法 ]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ㆍ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당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①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제16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3조는 녹음이나 청취에 대한 행위, 14조는 전자장 티 등을 이용하는 기계적 수단을 말하며, 16조(벌칙)는 처벌 규정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예외인 경우도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3자가 녹음을 했더라도 공익기나 정당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적법하게 인정한 판례(기자, 기업비밀, 내부고발 등)들도 일부 있고, 어느 학부모가 어린이집 교사의 학대가 의심되어 교사 몰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정황을 발견한 것에 대해서도 불법녹취라 판단하지 않은 사례들도 있습니다.

 

 

녹음 금지법 발의?

최근 xx당의 000의원이 상대 동의 없이 녹음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녹음 금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 법안은 3자가 아닌 당사자간의 녹음도 불법으로 금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의 음성권과 사생활 보호 강화가 취지라고 하는데요.

 

녹음 금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수많은 CCTV와 블랙박스도 사전 동의 없이 촬영하는 것인데 이것도 사생활 침해이니 노출을 규제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 될지는 모르겠지만 불법이라고 인정되면 대화 녹취 등으로 인한 증거 확보, 보이스 피싱, 내부 비리 고발, 갑질 피해, 누명, 무고 등에서 증거 자료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일부 국가는 통화 녹음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동의가 없더라도 녹음은 합법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잘못을 한 사람에게 불리한 것인데 이들을 감싸 줄 필요는 없겠죠.

 

 

만약 어떤 사람과의 대화나 행동이 나중에 문제가 될 것같거나 이 사람의 잘못된 것을 고발 및 소송까지 이어질 것이라 생각이 든다면 녹음을 하세요. 둘 간의 대화는 나중에 소송 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만요.